사실관계
법무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출입국심사에 최적화된 인공지능 얼굴인식 알고리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했다. 2020년 7월 23일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의 보안·통제구역 안에 기업들이 외부와 차단된 환경에서 데이터 가공·학습·실증 작업을 할 수 있는 실증랩이 문을 열었다. 법무부는 출입국심사로 수집·보유한 내·외국인 얼굴사진 약 1억 7천만 건을 국적·성별·출생연도만 남기고 비식별처리해 실증랩 학습서버로 보냈고, 공모 기업들이 이를 학습에 쓰도록 했다. 이 사실이 2021년 10월 20일경 알려지자 사업은 2021년 11월 25일 보류되었다가 같은 해 12월 31일 종료되었고, 안면데이터는 2022년 3월 2일 파기되었다.
쟁점
2005년부터 2021년 사이 출입국 기록이 있는 내·외국인인 청구인들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했다. 심판대상은 세 가지였다. 첫째, 출입국심사 때 수집·보관한 여권사진과 무인심사대 촬영 사진 등을 제3자에게 인공지능 학습데이터로 이전해 처리하게 한 행위다. 둘째, 출입국관리공무원이 생체정보를 출입국심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출입국관리법 제3조 제5항, 제6조 제6항, 제12조의2 제5항, 제28조 제6항이다. 셋째, 안면데이터 등 생체정보를 인공지능 알고리즘 학습 목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금지하는 입법을 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다.
판단
헌법재판소는 2026년 2월 26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심판청구를 모두 각하했다. 이전행위에 대해서는 사업이 2021년 12월 31일 종료되고 안면데이터도 파기되어 권리보호이익이 소멸했다고 보았다. 동일·유사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는 법무부장관의 사실조회 회신 등에 비추어 반복 가능성도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전행위의 당부는 우선 출입국관리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의 해석·적용으로 판단할 문제이고, 데이터의 범위와 양, 비식별처리 정도, 공모기업 선정 방식, 보안대책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하므로 예외적 심판이익도 인정되지 않았다. 법률조항들은 집행행위를 예정하고 있어 직접성이 없고, 인공지능 학습 목적의 이용을 금지하는 구체적 입법의무는 헌법상 도출되지 않아 입법부작위도 심판대상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의의
헌법재판소가 본안 판단에 나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공공기관이 보유한 생체정보를 인공지능 학습에 재활용하는 것이 허용되는지는 헌법 차원에서 답을 얻지 못했다. 결정은 이 문제를 출입국관리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의 구체적 적용, 곧 감독기관과 법원의 판단에 맡겼다. 이미 종료된 개인정보 처리 행위를 헌법소원으로 다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도 보여 주었다.
관련 절차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2년 4월 27일 이 이전이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적법하다고 보면서도, 위탁 사실과 수탁자를 공개하지 않은 법무부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