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톰슨로이터(Thomson Reuters)는 법리 요지를 정리한 편집 헤드노트와 키넘버(Key Number) 분류체계를 갖춘 법률 데이터베이스 웨스트로(Westlaw)를 보유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법률 검색엔진을 개발하던 경쟁사 로스 인텔리전스(ROSS Intelligence)는 웨스트로 콘텐츠의 이용허락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로스는 대신 리걸이즈(LegalEase)로부터 ‘벌크 메모(Bulk Memos)’ 형태로 학습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메모는 웨스트로 헤드노트를 토대로 한 지침에 따라 변호사들이 작성한 법률 질문과 답변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로스는 이를 이용해 사용자의 질문에 기존 판결문을 찾아 주는 도구를 학습시켰고, 톰슨로이터는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
2023년 판결에서 대부분의 쟁점을 배심에 넘겼던 스테파노스 비바스(Stephanos Bibas) 판사(제3연방항소법원 판사로서 이 사건 1심을 맡음)는 양측의 약식판결(summary judgment) 신청을 다시 검토했다. 법원은 먼저 헤드노트가 보호받을 만한 창작성을 갖추었는지, 로스가 이를 실제로 복제했는지를 판단해야 했다. 결정적인 쟁점은 이러한 자료를 인공지능 학습에 사용한 행위가 저작권법 제107조의 공정이용(fair use)에 해당하는지였다. 이를 위해 이용의 목적과 성격, 저작물의 성질, 이용된 부분의 양,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야 했다.
판단
법원은 헤드노트 2,243건이 실제로 복제되었다고 보아 톰슨로이터에 일부 약식판결을 내리고 공정이용 항변을 배척했다. 첫째 요소와 관련해 로스의 이용은 상업적이고 변형적이지 않았다. 로스는 웨스트로와 같은 목적의 경쟁 제품을 만들기 위해 헤드노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법원은 로스의 도구가 생성형 인공지능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보호받지 않는 기능적 요소에 접근하기 위해 복제가 불가피했던 중간 복제 판례와 이 사건을 구별했다. 둘째와 셋째 요소는 로스에 유리했지만, 가장 중요한 넷째 요소는 톰슨로이터에 유리했다. 로스가 시장 대체재를 만들려 했고, 인공지능 학습 데이터라는 잠재적 시장에 미치는 영향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의의
이 판결은 저작물을 이용한 인공지능 학습에 대해 공정이용 여부를 본안 판단한 미국의 초기 판결 가운데 하나로, 인공지능 개발사에 불리한 결론을 냈다. 다만 법원은 직접 경쟁자가 만든 비생성형 도구에 논리를 한정했으므로, 대규모 언어모델에 어디까지 적용될지는 불분명하다. 비바스 판사는 공정이용과 창작성 쟁점에 대해 중간항소(interlocutory appeal)를 허가했고, 이 문제에 관한 첫 항소심 판단은 제3연방항소법원에서 나올 예정이다.
관련 절차
제3연방항소법원은 중간항소를 받아들였고(No. 25-2153), 2026년 6월 11일 레스트레포, 몽고메리-리브스, 보브 판사로 구성된 재판부 앞에서 변론이 열렸다. 2026년 9월 현재 판결은 선고되지 않았으며, 2026년 말께 선고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모델에 관해서는 Bartz v. Anthropic, Kadrey v. Meta(캘리포니아 북부, 2025년 6월)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