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위원회가 시작한 것과 시작하지 않은 것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6년 9월 29일 기술·시장 변화 속 저작권의 과제와 향후 방향에 관한 타깃 의견수렴을 시작했습니다. EUSurvey에 게시된 설문은 네 가지 주제를 다룹니다. 저작권 보호 콘텐츠의 AI 이용, 생중계 등 시간에 민감한 콘텐츠의 온라인 불법 유통, 비EU 국적자 음반에 대한 실연자·음반제작자의 단일 공정보상청구권, 그리고 과학 연구와 저작권입니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11월 3일 당일까지입니다.
이번 의견수렴은 입법안이 아닙니다. 집행위원회는 2026년 5월 18일 의견 요청(call for evidence)을 통해 2019년 디지털 단일시장 저작권 지침(DSM 지침)의 재검토와 "저작권 분야의 타깃 입법 이니셔티브" 가능성을 함께 다뤘습니다. 이번 설문은 그 결과를 토대로 하며,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와 옵트아웃 문제는 "진행 중인 DSM 지침 재검토 절차에서 평가되고 있다"고 밝힙니다. 입법 여부를 정하기 전에 구체적 선택지를 시험하는 단계인 셈입니다. 집행위원회는 선택지가 공론장, 유럽의회 보고서(2025/2058(INI)), 회원국 논의에서 나온 것이며 특정 안을 지지한다는 뜻도, 망라적 목록이라는 뜻도 아니라고 명시합니다.
그럼에도 선택지는 이례적으로 구체적입니다. EU 차원의 권리 유보 등록부, 크롤러와 AI 에이전트의 신원 공개 의무, AI법상 투명성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제공자에 대한 반증 가능한 이용 추정, 공개 도메인 목록을 대신하는 비공개 정보 제공, 생성형 AI 이용에 대한 보상청구권이 순위 매기기 대상으로 올라와 있습니다. 현상 유지, 연성규범, 비입법적 지원, "EU 저작권법상 새로운 구속적 조치" 가운데 무엇이 적절한지 묻는 문항도 있습니다. 실연자의 디지털 초상을 다루는 별도 항목도 있지만, 이 글은 학습·추론 단계와 라이선스·집행 선택지에 집중합니다.
법적 기반: DSM 지침 제3조와 제4조
DSM 지침 제3조는 연구기관과 문화유산기관이 과학 연구 목적으로, 적법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저작물에 대해 TDM을 하는 경우의 예외를 규정합니다. 권리자는 이를 유보할 수 없고, 제7조 제1항에 따라 이에 반하는 계약 조항은 효력이 없습니다.
제4조는 상업적 주체를 포함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일반 예외로, 적법하게 접근 가능한 저작물을 TDM 목적으로 복제하고 그 목적에 필요한 기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허용합니다. 다만 제4조 제3항에 따라 권리자가 "적절한 방식, 예컨대 온라인에 공개된 콘텐츠의 경우 기계 판독 가능한 수단으로" 이용을 명시적으로 유보하지 않은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제3조와 달리 제4조는 계약에 의한 배제로부터 보호되지 않습니다. 즉 상업적 학습의 기본값은 허용이고, 권리자의 수단은 권리 유보, 이른바 옵트아웃입니다.
이번 의견수렴을 낳은 공백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어떤 수단이 '기계 판독 가능'한지 지침은 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보상에 관해 침묵합니다. 유보가 없으면 무상 이용이고, 유보가 있으면 라이선스가 필요하지만 그 라이선스 시장을 작동시킬 장치는 없습니다. 셋째, 유보가 지켜졌는지 확인할 투명성 장치가 없습니다. 마지막 공백을 메우리라 기대된 것이 AI법이었습니다.
AI법의 층위: 제53조와 학습 콘텐츠 요약 템플릿
EU 인공지능법(AI Act) 제53조 제1항은 범용 AI 모델 제공자에게 두 가지 의무를 부과합니다. (c)호는 저작권 준수 정책을 마련하고 특히 DSM 지침 제4조 제3항의 권리 유보를 최신 기술을 활용해 식별·준수할 것을, (d)호는 AI 사무국이 제공하는 템플릿에 따라 학습 콘텐츠에 관한 "충분히 상세한 요약"을 공개할 것을 요구합니다. 제53조 제2항의 오픈소스 예외는 (c)·(d)호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AI법은 EU 역내 설립 여부와 관계없이 EU 시장에 범용 모델을 출시하는 제공자에게 적용되고(제2조 제1항 (a)호), 역외 제공자는 자유·오픈소스 라이선스로 공개되고 시스템적 위험이 없는 모델이 아닌 한 EU 내 대리인을 지정해야 합니다(제54조 제1항·제6항). 전문 제106항은 저작권 정책 의무가 "학습의 기초가 된 저작권 관련 행위가 어느 관할에서 이루어졌는지와 관계없이" 적용된다고 밝힙니다. 범용 모델 제공자에 대한 과징금은 전 세계 연간 매출액의 3% 또는 1,500만 유로 중 높은 금액까지입니다(제101조 제1항).
집행위원회가 2025년 7월 24일 공개한 학습 콘텐츠 요약 템플릿 2.3절은 사용한 크롤러와 그 목적·동작, 수집 기간, 수집 콘텐츠와 웹사이트의 성격과 함께, 수집량 기준 상위 10% 도메인 목록(중소기업은 상위 5% 또는 1,000개 중 적은 쪽)을 요구합니다. 요약은 "전반적으로 포괄적"이어야 하지만 "기술적으로 상세"할 필요는 없고, 개별 저작물을 특정할 의무도 없습니다. 목록에 없는 도메인에 대해서는 권리자의 문의에 자발적으로 답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신규 모델은 2025년 8월 2일부터, 그 이전 모델은 2027년 8월 2일까지 요약을 공개해야 하며, AI 사무국의 집행 권한은 2026년 8월 2일부터 행사되고 있습니다. 설문은 집행위원회가 이미 "조사 권한을 행사했다"고 적고 있습니다.
집행 수단 메뉴: 옵트아웃 표준, 등록부, 크롤러 신원, 감사
AI 항목의 6번 문항은 다음 수단들의 적절성 순위를 묻습니다.
- 공통 어휘, EU 옵트아웃 프로토콜 표준, EU 차원의 옵트아웃 등록부를 통한 기존 옵트아웃의 실효화
- AI 학습 등에 대한 EU 저작권 규칙 적용 범위(영역적 적용 포함)의 명확화
- 크롤러와 AI 에이전트의 신원·목적 공개 의무
- AI 제공자·데이터셋 제공자·데이터 수집자의 이용 기록 보존 의무
- 독립 감사 또는 인증 의무
- 상위 10% 도메인 공개 대신, 집중관리단체나 권리자의 소명된 요청에 따른 비밀유지 조건부 정보 제공 의무
- 소송·조정·중재에서 법원이나 행정기관의 공개 명령
- AI법상 투명성 의무 불이행 등 일정 조건에서의 반증 가능한 이용 추정
등록부 구상은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집행위원회는 2026년 3월 10일 유럽의회 결의에 대한 후속 조치 문서에서 콘텐츠 기반 디지털 핑거프린팅을 활용한 권리 유보 등록부의 타당성 연구를 마무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핑거프린트 방식은 유보가 웹페이지가 아니라 저작물 자체를 따라다니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자신이 통제하지 못하는 사이트에 작품이 복제되는 사진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에게는 특히 중요합니다. 다만 비용과 정확성 문제가 있고, 집행위원회도 이 등록부가 방식주의를 금지하는 베른협약상 의무를 우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를 '보완적' 수단으로 설명합니다. 같은 문서는 범용 AI 실천규약 서명자들이 robots.txt와 기타 적절한 기계 판독 가능 프로토콜을 준수하는 크롤러를 쓰기로 약속했고, AI 사무국은 서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제공자의 제53조 준수를 감독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크롤러 신원 공개 의무는 다른 공백을 겨냥합니다. robots.txt 지시는 크롤러가 스스로를 밝혀야 작동합니다. "콘텐츠 수집에 쓰이는 AI 에이전트"까지 명시적으로 포함하는 의무는 유보를 특정 상대방에게 향하게 하고, 은밀한 수집 자체를 위법으로 만듭니다. 기록 보존과 감사 의무는 제53조 제1항 (c)호의 저작권 정책을 단순한 문서에서 증거의 흔적으로 바꿉니다. 이 선택지가 모델 제공자뿐 아니라 "데이터셋 제공자·데이터 수집자"까지 겨냥한다는 점은 아래 LAION 사건과 관련해 의미가 있습니다. 이어 7번 문항은 이 가운데 옵트아웃 실효화, 기록 보존, 이용 추정 세 가지가 응답자의 사업에 미칠 영향을 5단계로 묻고, 각 문항 뒤에는 자유서술란이 있습니다.
이용 추정, 법원의 공개 명령, 도메인 목록을 둘러싼 맞교환
반증 가능한 이용 추정은 권리자가 학습 데이터 포함 여부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근본 문제를 겨냥합니다. 투명성 의무를 지키지 않은 제공자에게 입증 부담을 선택적으로 넘기는 구조로, 이용 자체를 위법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제3조나 제4조, 또는 라이선스에 의해 허용되는지는 여전히 따져야 합니다. 그러나 규제 위반에 민사상 증거법적 효과를 연결함으로써, 완전한 요약을 공개할 강한 유인을 제공자에게 줍니다.
법원의 공개 명령도 중요합니다. 템플릿 해설문은 이미 지식재산권 집행 지침 제8조를 이용 가능한 구제수단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설문은 소송뿐 아니라 조정·중재에서도 쓸 수 있는 별도의 권한이 필요한지 묻습니다. 분쟁이 생긴 뒤 작동하므로 공개 요약보다 훨씬 깊이 들어갈 수 있고, 개발사 입장에서는 등록부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것은 맞교환입니다. 상위 10% 도메인을 공개하는 대신, 소명된 요청에 대해 비밀유지 조건으로 정보를 제공하게 하자는 안입니다. 제공자는 도메인 목록이 민감한 영업정보를 드러낸다고, 권리자는 너무 거칠어 쓸모가 없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템플릿 채택 14개월 만의 상당한 정책 전환이 될 수 있습니다.
라이선스와 보상: AI 생애주기의 세 단계
8번 문항은 학습, 추론 단계 이용(검색증강생성(RAG) 등), AI 산출물의 세 단계를 나눠 라이선스 지원 수단을 묻습니다. 선택지는 라이선스 마켓플레이스 지원, 표준 계약 조항, 성실 협상 의무, 독립기관의 조정·중재, 확대된 집중관리를 포함한 집중관리 촉진, 옵트아웃하지 않아 제4조 예외에 해당하는 이용에 대한 공정보상 의무, 그리고 생성형 AI 제공자 등의 일정 이용에 대한 보상청구권입니다.
공정보상 의무는 '침묵은 무상 이용'이라는 제4조의 균형을 바꿉니다. 사적복제 보상금처럼 예외는 유지하되 대가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보상청구권은 설계에 따라 옵트아웃 여부와 무관하게 적용될 수 있고, 집중관리 방식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큽니다. 입법자가 전문 제106항의 영역적 논리를 따른다면 두 방안 모두 학습 장소와 관계없이 EU에서 모델을 제공하는 사업자에게 미칠 것이며, 영역적 적용을 '명확화'하는 선택지가 바로 그 논쟁의 장이 될 것입니다.
추론 단계를 따로 떼어 묻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RAG는 질의 시점에 콘텐츠를, 흔히 뉴스 출처에서, 원문 방문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용합니다. 집행위원회는 RAG 같은 기법의 "대체적 부작용"을 현행법으로 완화할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분석을 위해 설계된 TDM 예외가 실시간으로 쓰이는 콘텐츠에 맞는 틀이 아닐 수 있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공개된 요약은 얼마나 빈약한가
프랑스 매체 ActuIA는 2026년 9월 25일(10월 7일 갱신) 의견 기사에서 7개 제공자(Ant Group 11건, ByteDance 4건, DeepSeek 3건, OpenAI·MiniMax 각 2건, Mistral AI·Z.AI 각 1건)의 학습 콘텐츠 요약 24건을 비교했습니다. 24건 중 21건에는 2.3절 도메인 항목이 있지만 구체적 사이트명은 하나도 없고, 출처 범주나 '.com' 같은 확장자만 기재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DeepSeek의 3건은 해당 항목 자체가 없었습니다. 결국 24건 모두 실제 도메인을 적지 않은 셈입니다.
다만 이 기사는 스스로 의견 기사이며 전수조사가 아니라고 밝히고 있고, 표본이 한 그룹에 치우쳐 있으며, 요약이 다른 출처(공개 데이터셋 등)는 기재하고 있다는 점도 인정합니다. 적법성 판단은 AI 사무국의 몫이며, 필자는 24건을 개별 검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템플릿은 'example.com' 형태의 도메인 목록을 요구하므로, '.com'이라는 답이 이를 충족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결과가 사실이라면 양쪽으로 작용합니다. 요약이 일상적으로 막연하다면 의무 불이행과 연동된 이용 추정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것입니다. 동시에 공개 목록이 어차피 제대로 작성되지 않는다면, 표적화된 비공개 정보 요청권이 쓸모 있는 정보에 이르는 더 현실적인 길일 수도 있습니다. AI 사무국의 첫 요약 평가가 이번 의견수렴보다 논쟁을 더 크게 좌우할 수 있습니다.
독일 법원의 판단
Kneschke 대 LAION
비영리 단체 LAION이 이미지-텍스트 데이터셋을 만들면서 한 사진작가의 사진을 스톡 에이전시 사이트에서 내려받은 사건입니다. 함부르크 지방법원은 2024년 9월 27일(310 O 227/23) 연구 목적 예외를 근거로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함부르크 고등법원은 2025년 12월 10일(5 U 104/24) 항소를 기각했는데, 법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일반 TDM 예외(독일 저작권법 제44b조)도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에이전시의 유보는 작가에게 귀속되지만, 다운로드 당시 사이트의 유보는 법이 요구하는 기계 판독 가능 형식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판결 전문에 관한 논평에 따르면 법원은 기계 판독 가능성을 기술 중립적 개념으로 보면서도, 다운로드가 이루어진 2021년 당시 자연어 유보를 기계가 읽고 해석할 수 있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고, 오늘날 기술 수준에서의 결론은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의 해석은 논평자마다 엇갈립니다. 법원은 연구 목적 예외(제60d조)도 인정했습니다. 데이터셋 구축 자체가 검증 가능한 방법론적 연구이고, 상업적 사업자가 데이터셋을 쓸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결론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 판결은 무엇이, 언제 '기계 판독 가능'한지에 얼마나 많은 것이 걸려 있는지 보여 주며, 공통 어휘·프로토콜 표준·등록부는 이를 입법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 연방대법원(BGH)은 2026년 9월 3일 변론을 열고 EU법상 해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으며, 선고일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GEMA 대 OpenAI
뮌헨 제1지방법원은 2025년 11월 11일(42 O 14139/24) 독일 음악저작권 집중관리단체 GEMA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습니다. 법원 보도자료에 따르면 9곡의 가사가 GPT-4·GPT-4o에 기억(memorisation)되어 있었고, 모델 파라미터에의 고정은 복제에 해당합니다. TDM 예외는 학습 데이터 준비 단계의 복제에는 적용될 수 있지만 모델 안에 저작물 자체를 저장하는 것은 TDM이 아니며, 산출물에 대한 책임도 단순한 프롬프트를 입력한 이용자가 아닌 피고에게 있다고 보았습니다. 법원은 TDM 예외가 보상을 규정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하며 유추 적용을 거부했고, 인격권 침해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고, OpenAI는 뮌헨 고등법원에 항소했습니다. 제4조가 수집 단계를 커버하더라도 모델 안에 남은 것은 별개의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판결은 의견수렴의 산출물 단계 질문과 직결됩니다.
GEMA 대 Suno, 그리고 유럽사법재판소
같은 재판부는 2026년 7월 31일(42 O 763/25) Suno 사건에서도 GEM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법원 보도자료와 GEMA 발표, 공개된 판결 요약에 따르면, 법원은 미국에서 이루어진 학습을 미국법에 따라 판단해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라이선스가 필요하다고 보았고, 독일 내 서버에 저장된 모델의 기억을 제44b조가 적용되지 않는 복제로 판단했습니다. 공개된 요약에 따르면 AI법 제53조 제1항을 준수했으므로 라이선스가 필요 없다는 주장도 배척했습니다. 이 판결 역시 1심이며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한편 헝가리 법원이 회부한 Like Company 대 Google(C-250/25) 사건은 LLM 학습이 복제인지, 제4조 예외에 해당하는지를 다루며, 2026년 3월 10일 대재판부 변론 이후 9월 초로 예상되던 법무관(Advocate General) 의견과 판결 모두 10월 초 현재 공개된 것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9월에는 지연 보도도 있었습니다. 학습이 제4조에 해당한다는 판결은 옵트아웃 장치와 보상 논의를 강화하고,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결은 논쟁을 곧바로 라이선스 문제로 옮겨 놓을 것입니다.
튀르키예 개발사와 권리자에게 달라지는 것
API나 오픈 웨이트 배포를 통해 EU 시장에 범용 모델을 제공하는 튀르키예 기업도 학습 장소와 무관하게 AI법 제53조 제1항 (c)·(d)호 의무를 지며, 제54조 제6항의 오픈소스 예외에 해당하지 않으면 EU 내 대리인도 지정해야 합니다. 새로운 기록·감사·크롤러·공개 의무가 도입된다면 같은 제공자에게, 같은 영역적 범위로 부과될 가능성이 큽니다. 저작권 침해의 준거법도 EU에서는 보호국법이며(로마 II 규정 제8조 제1항), 튀르키예 국제사법(법률 제5718호) 제23조 제1항도 같은 원칙을 취합니다. 보도된 Suno 판결은 독일 법원이 해외 학습을 해당 국가의 법에 따라 판단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국내법도 피난처가 되지 못합니다. 튀르키예 저작권법(FSEK, 법률 제5846호) 제22조는 일시적 복제를 포함한 복제권을 저작자에게 전속시키고, TDM 예외는 없으며, 제38조의 예외는 비영리 사적 이용에 한정됩니다. 튀르키예에서 학습하는 개발사는 오히려 EU에서 제4조에 기대는 개발사보다 법문상 불리한 위치에 있습니다.
튀르키예 권리자는 베른협약상 내국민대우와 TRIPS·WPPT 등 저작인접권 조약에 따라 EU에서 보호받고 옵트아웃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향후 EU 등록부가 역외 권리자에게 동등하게 열릴지는 설문이 다루지 않는 쟁점입니다. AI 라이선스 계약은 FSEK 제52조에 따라 서면으로, 권리별로 특정해야 하므로 학습·추론·산출물 이용을 나눠 적는 것이 안전합니다. 집중관리 관련 문항은 FSEK 제42조에 따른 튀르키예 집중관리단체와도 관련이 있고, 실연자의 목소리나 얼굴을 쓰는 경우 생체정보는 튀르키예 개인정보보호법(KVKK) 제6조상 민감정보에 해당합니다.
한국 개발사와 권리자에게 달라지는 것
한국 저작권법에는 별도의 TDM 면책 규정이 없고, 제35조의5의 공정이용 일반조항이 적용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2026년 2월 생성형 AI 학습에 관한 공정이용 안내서를 발간했고, 5월 18일 영문본도 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안내서는 상업적 목적이나 자동화된 크롤링을 그 자체로 공정이용에서 배제하지 않고 네 가지 요소의 종합 판단에 맡기지만,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KBS·MBC·SBS가 2025년 1월 네이버를 상대로 제기한 하이퍼클로바 뉴스 학습 소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계속 중이며, 보도에 따르면 1심 판결은 빠르면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에 나올 수 있습니다.
EU에 모델을 제공하는 한국 개발사에게 한국법상 공정이용 판단은 EU에서의 답이 되지 못합니다. 뮌헨 판결의 논리대로라면 한국에서 학습한 모델도 EU 회원국에 저장·제공되는 순간 복제를 포함한 것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2026년 1월 22일 시행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에는 EU식 학습 콘텐츠 요약 의무가 없어, 상당수 한국 제공자는 이 문서를 처음 작성하게 됩니다. 음악·방송·웹툰·게임 등 한국 권리자에게도 등록부와 보상 선택지는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반론과 남은 쟁점
첫째, 경쟁력입니다. 새 의무는 역외 제공자에게도 적용되지만, 기록·감사·비공개 제공의 부담은 중소 제공자에게 가장 무겁습니다. 둘째, 실행 가능성입니다. 핑거프린트 등록부의 정확성, 추정 규정의 요건 설계, 보상금 분배 구조 모두 쉽지 않습니다. 셋째, 순서입니다. Like Company 판결이 학습의 제4조 해당 여부를 정할 수 있는데, 그 전에 옵트아웃 장치를 입법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짓는 일이 될 수 있고, 기다리면 불확실성이 길어집니다. 넷째, 방식주의 문제입니다. 베른협약은 저작권의 행사를 방식에 결부시키는 것을 금지하므로, 등록해야만 효력이 생기는 옵트아웃은 이 점에서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집행위원회가 등록부를 '보완적' 수단으로 표현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누가, 어떻게, 언제까지 의견을 낼 수 있나
의견수렴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권리자, 생성형 AI 제공자, 중개 서비스, 집중관리단체, 연구기관, 각국 당국, 소비자·시민단체가 대상이며, 국가 목록에 한국과 튀르키예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응답 언어는 영어·프랑스어·독일어 중에서 고를 수 있고, 신원 항목만 필수이며, 관련 부분만 답할 수 있습니다. 근거 자료를 첨부할 수 있고 기밀 자료는 그렇게 표시해야 합니다. 응답의 실명 공개 여부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의견 제출 기한은 2026년 11월 3일 당일까지입니다. 대부분의 AI 문항은 순위나 영향 척도에 자유서술란이 붙은 형식입니다. 이와 별도로 집행위원회는 2026년 7월 의견 요청을 낸 문화·창작 분야 AI 전략도 병행하고 있는데, 이는 법적 규칙이 아니라 전반적 비전을 제시하는 문서로 설명됩니다.
실무상 점검 사항과 앞으로 지켜볼 것
- 학습 콘텐츠 요약 2.3절에 템플릿이 요구하는 형태로 도메인이 기재되어 있는지 점검
- 자사 또는 위탁 크롤러가 신원을 밝히고 robots.txt 등 기계 판독 가능한 유보를 준수하는지 확인
- 수집 시점·출처·유보 상태에 관한 기록을 수집과 동시에 보존
- 라이선스와 내부 정책에서 학습·검색·산출물 이용을 구분하고, 기억·산출물 위험까지 평가
지켜볼 것은 Like Company 판결, BGH의 LAION 판단, GEMA 대 OpenAI 항소심, AI 사무국의 요약 평가, DSM 지침 재검토 보고서, 그리고 지상파 3사 대 네이버 1심 판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집행위원회가 새 저작권 법안을 낸 것인가요?
아닙니다. 가능한 '타깃 이니셔티브'를 위한 선택지를 시험하는 단계이며, 목록에 있다고 해서 집행위원회가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EU 밖 기업과도 관련이 있나요?
그렇습니다. AI법의 저작권 관련 의무는 학습 장소와 무관하게 EU 시장에 범용 모델을 제공하는 모든 제공자에게 적용되고, 설문에는 영역적 적용을 명확히 하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역외 기관도 응답할 수 있습니다.
한국이나 튀르키예 법은 보호 저작물을 이용한 AI 학습을 허용하나요?
튀르키예 FSEK에는 TDM 예외가 없고 복제권은 일시적 복제도 명시적으로 포함합니다. 한국 저작권법에도 별도의 TDM 면책 규정은 없으며 제35조의5 공정이용 조항이 적용되는데, 정부는 구속력 없는 안내서를 냈고 쟁점은 소송 중입니다. 어느 쪽도 EU에서의 적법성에 대한 답은 되지 못합니다.
'24건 중 21건'은 무슨 뜻인가요?
ActuIA의 의견 기사가 비교한 24건 중 21건은 도메인 항목은 있으나 구체적 사이트명이 없었고, 나머지 3건(DeepSeek)은 항목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표본 조사이며 적법성은 AI 사무국이 판단합니다.
부르한 도우쉬 아이파를라르의 견해
이번 설문에서 가장 많은 것을 말해 주는 것은 개별 선택지가 아니라 구조입니다. EU는 7년 동안 AI 학습에 대해 '옵트아웃하라'는 한 가지 규칙으로 답해 왔습니다. 이번 의견수렴은 그 규칙이 표준 없이는 행사되기 어렵고, 투명성 없이는 검증되지 않으며, 라이선스 시장 없이는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것입니다.
가장 파급력이 큰 선택지는 가장 덜 논의된 것, 즉 AI법 위반과 연동된 이용 추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규제기관도 새 데이터베이스도 필요 없이 규제 위반을 민사소송의 증명 효과로 바꾸기 때문입니다. 학습 콘텐츠 요약에 관한 초기 자료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런 추정은 어떤 지침보다 정보 공개를 개선할 것입니다. 약점은 AI 사무국이 어떤 요약이 부족한지 권위 있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므로, 추정과 감독은 함께 설계되어야 합니다. 반면 도메인 목록 대신 비공개 정보 제공으로 가는 안은 신중해야 합니다. 소명된 요청을 할 수 있는 대형 출판사와 집중관리단체에 유리하고 개인 창작자에게는 불리할 수 있으므로, 공개 목록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해야 합니다.
AI 저작권은 모델이 학습된 나라가 아니라 제공되는 시장에 의해 규율되고 있습니다. 튀르키예와 한국의 개발사에게 EU 고객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유럽의 의무가 따라옵니다. TDM 예외 자체가 없는 튀르키예에서는 법원이 FSEK 제22조로 공백을 메우기를 기다리기보다 예외·유보 장치·투명성 의무를 함께 설계하는 입법적 접근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공정이용 안내서를 택하고 첫 대형 판결을 기다리는 한국도 비슷한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이번 의견수렴이 묻는 질문은 올바른 질문이며, 얼마나 좋은 답이 나올지는 집행위원회에 모이는 근거, 특히 모델과 저작물이 EU 이용자에게 닿는 역외 개발사·권리자의 사정에 관한 근거에 달려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2026년 9월 29일(10월 1일 갱신) 집행위원회 발표, 2026년 10월 8일 확인한 EUSurvey 설문, AI법·DSM 지침 원문, 2025년 7월 24일 템플릿, 유럽의회 결의에 대한 집행위원회 후속 문서, 함부르크 고등법원(2025년 12월 10일)·뮌헨 제1지방법원(2025년 11월 11일) 보도자료, Suno 판결에 관한 뮌헨 제1지방법원 보도자료와 GEMA의 2026년 7월 31일 발표 및 공개된 판결 요약, 2026년 9월 3일 BGH 변론에 관한 보도, ActuIA의 2026년 9월 25일(10월 7일 갱신) 기사에 근거합니다. Suno 판결과 함부르크 판결 이유 일부는 판결 전문이 아닌 발표와 요약에 의존했습니다. LAION 상고심 결과, Like Company 사건의 법무관 의견 및 판결 시점, 개별 요약의 적법성은 작성 시점에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튀르키예·한국·EU 법에 관한 설명은 일반적인 것이며 구체적 사안은 개별 검토가 필요합니다. 분석과 평가는 필자의 개인적 견해입니다.